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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이 처음 대중화될 때의 별명은 '막 찍어도 잘 나오는 카메라' 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디카'혹은 '똑딱이'라고 부르는 자동 컴팩트 디지털카메라와는 전혀 다른 결과물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배경을 뿌옇게 날려주는 아웃포커싱, 어두운 곳에서도 ISO만 올리면 자글자글한 노이즈 없이 흔들리지 않는 사진을 뽑아내는 능력에 초보자들은 감탄하게 됩니다. 게다가 요즘엔 가격도 낮아지고(Body 기준 70만 원대부터), 그동안 아쉬웠던 동영상 기능도 추가되면서(1080P Full HD 지원 카메라도 많죠) DSLR 카메라가 국민 카메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내 아이의 모습을 '잘' 담는 데는 최고의 선택이죠.
하지만… 문제는 크기와 무게입니다. DSLR은 기본적으로 필름에 해당하는 센서와 렌즈의 크기가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덩치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그래서 화질이 좋은 것이니까요). 핸드백에도 쉽게 들어가는 3~400g의 컴팩트 디카와는 달리 무게는 1~2kg으로 웬만한 아령과 맞먹고, 안 그대로 아이 때문에 짐도 많은데 별로 예쁘지도 않은 카메라 가방이 없으면 어디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외출할 때 카메라를 한참 노려보다가 "오늘만 날이냐, 다음에 들고 나가자." 하게 되는데 꼭 그런 날은 내 아이가 깨물어주고 싶은 '이쁜 짓'을 해서 후회가 막심인 상황이 반복되죠 ^^;
사진 잘 찍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기술이 아니라 시도때도없이 수천 수만 장의 사진을 찍어, 그 중의 하나를 골라낸다는 것입니다. 특히 집에서 TV를 보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차 안에서, 공원에서, 동네 마트에서… 언제 어디서 예쁜 행동을 할지 모르는 우리 아이의 사진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렇게 아이의 사진을 '자주' 담기 위해서는 항상 들고 다닐 수 있는 가볍고 작은 카메라가 좋죠.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혹은 미러리스라고 하는 카메라들은 크기와 화질이라는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DSLR과 동일한 수준의 큰 필름 센서를 가지고 있어서 동급의 화질을 자랑하고, DSLR처럼 다양한 렌즈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크기는 컴팩트 카메라 수준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고 아무래도 여성 고객들도 타겟으로 하고 있어 디자인도 예쁘죠. 크기도 성능도 DSLR과 컴팩트 카메라의 중간에 있어서 별명도 '하이브리드 카메라' 라고 붙여졌는데, 기존의 DSLR이 '미러'를 통해 피사체를 보는 방식이었다면 이들은 이 미러를 없앤 새로운 구조를 택하고 있어 '미러리스'라고도 불립니다.
사진 촬영 기능중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오토 포커싱(AF)입니다. 얼마나 빠르게 피사체에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가를 결정하는 것이 AF인데, 미러리스는 그 이름대로 '미러'가 없는 구조상 AF장치가 DSLR에 비해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DSLR의 AF는 상급기의 경우 달리는 경주마나 레이스카도 따라가며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지만, 미러리스의 AF는 원리상 컴팩트 카메라의 AF와 같아서 포커싱 자체의 속도나 움직이는 피사체를 따라가며 AF를 잡는 능력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컴팩트 카메라로 카페에서 찍은 뿌연 사진들도, 어두워서 흔들린 경우도 있지만 AF능력이 부족해 초점을 잘못 맞춰 그런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치타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우리 아이 사진을 찍을 때는 이 AF능력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럼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표로 정리해 볼까요?
구분 |
DSLR |
컴팩트 디카 |
하이브리드(미러리스) |
장점 |
-화질이 좋다 -배경흐림이 용이 -어두워도 깨끗하고 흔들림 없는 사진 |
-렌즈를 포함해도 사이즈가 매우 작고 가볍다 |
-화질이 비교적 좋다 -배경흐림, 고감도 성능 등이 DSLR에 거의 필적한다
-크기가 비교적 작다 |
단점 |
-가격이 비싸다 -렌즈를 별도로 사야 한다 -크고, 무겁다 |
-화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배경흐림이 어렵다 -어두운 곳에서 노이즈를 동반하거나 흔들린다 |
- 포커싱 속도가 비교적 느리다 -렌즈를 별도로 사야한다 -지원 렌즈가 많지 않고 좋은 렌즈를 달면 커진다 |
결론적으로 DSLR은 사진을 제대로 배우고 싶거나 이미 수준급 기술을 갖추고, 무거운 장비를 들고 다니는 데 부담이 없는 사람들이 선택하면 좋습니다. 아이의 나이가 6~7세 이상 되어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경우에 적합하죠 ^^ 컴팩트 디카는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순간순간을 빠르게 담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나 여성분들에게 좋구요. 하이브리드는 아직 자녀가 많이 움직이지 못하는 어린아이고 조금이라도 짐을 줄이고 싶은 부모가 화질도 놓치기 싫은 경우에 절충안으로 좋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마찬가지겠지만, 카메라를 살 때는 무작정 성능이나 가격을 따질 것이 아니라 그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걸 하려고 사는 건데 사는 김에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고 싶어서 결론적으로 제일 크고 비싼 걸 사서 쓰지도 않고 모셔두는 게 제일 바보 같은 일이겠죠? '우리 아이의 사진'이 목적이라면 그에 맞는 카메라는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잘 생각해서 고르는 게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카메라로 우리 아이의 예쁜 모습과 아름다운 추억들 많이 기록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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